이 책은 풍석 서유구라는 인물이 그에게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과 『임원경제지』를 저작하게 된 집안의 가풍과 그 배경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특히 조선후기 문화적으로 가장 화려했던 정조 때부터 조선이 점차 쇠락해가던 헌종 때까지 서유구와 교류하였던 인물과 그 시대적 배경을 다양한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
할아버지 서명응은 손자인 서유구를 아껴 글을 가르쳤고,
작은아버지 서형수 역시 서유구에게 글을 가르쳤다.
유금은 스승이자 가까운 친구로서 서유구와 함께 했으며,
박지원을 존경했던 서유구는 그로부터 문장을 배웠다.
과거에 급제해서는 정조라는 훌륭한 임금을 만나 꿈을 키웠고,
규장각의 초계문신이 되어 여러 책의 편찬 작업에 열중하였다.
농사짓고 요리하며 집을 지었던 조선의 사대부, 풍석 서유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부터 최고위 관료를 지냈고 서유구 본인 역시 규장각 초계문신을 비롯하여 6조 판서를 두루 역임한 그가 농사를 짓고, 음식을 만들고, 집을 짓고, 물고기를 연구한다? 서유구의 백과사전 『임원경제지』는 총 16개 분야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곡식 농사와 관련된 것, 밭작물과 관련된 것, 화훼류와 관련된 것, 과실과 나무와 관련된 것, 의류와 관련된 것, 자연현상과 천문에 관련된 것, 목축과 물고기에 관련된 것, 음식재료와 조리법에 관련된 것, 건축과 일용품에 관련된 것, 건강과 출산 육아에 관련된 것, 의학에 관련된 것, 의례에 관련된 것, 선비들이 익혀야 할 교양에 관련된 것, 문화예술에 관련된 것, 풍수와 관련된 것, 가정 생활경제에 관련된 것에 대한 방대한 자료들을 수집하여 그 내용을 정리하였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해 보고 낙후된 방법을 개선하고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여 하나하나 손수 정리하였다.
서양에 브리태니커가 있었다면, 조선에는 단 한 사람이 만들어낸 『임원경제지』가 있었다.
생활 밀착형 실학자 서유구, 『임원경제지』를 펴내다
서유구가 『임원경제지』를 펴낼 수 있었던 것은 번성하던 서유구의 집안이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몰락하게 된 것에서 시작되었다.
몰락한 서유구에게 남은 것은 집안 대대로 내려온 장서들과 할아버지 서명응과 함께 여러 저서들을 정리했던 경험이었다. 이 같은 바탕에 몰락한 가문의 가장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처절한 노력들, 그리고 조선후기 실학자들이 희망했던 세상과 백성들이 좀 더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랐던 마음이 『임원경제지』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오로지 한 사람 서유구가 만들어 낸 『임원경제지』, 그 『임원경제지』를 펴낸 서유구를 만날 수 있는 가장 쉽고 재미있는 방법, 바로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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