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정약용,서유규의 십삼경 이해

김문식

다산학(Journal of TASAN Studies) 권호사항 Vol.- No.16 [2010] 23-58(36쪽)

발행처 다산학술문화재단(Tasan Cultural Foundation)

이글은 정조의 십삼경十三經 책문策問과 정약용丁若鏞과 서유구徐有구의 대책對策을 통해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경학 인식을 살핀 것이다.

정약용과 서유구는 두 살 터울의 동년배 학자로서 비슷한 시기에 규장각奎章閣 초계문신抄啓文臣에 선발되었고, 규장각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문적으로 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정조는 책문을 통해 십삼경의 원문原文과 주석註釋에 관심을 둘 것을 촉구했고, 송학宋學에 편중된 당대의 학풍學風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다.

정약용과 서유구는 정조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면서 정조가 가졌던 문제의식을 공유했고, 역대 주석을 모으고 이를 집대성한 새로운 경학 텍스트를 간행하여 보급하자고 주장했다.

정약용과 서유구가 제안한 심삼경 주석서는 물론이고 『심삼경주소十三經注疏』조차 조선에서는 간행되지 못했다.

1901년(고종 38)에 김태제金台濟는 새로운 경서經書 주석본을 간행하자고 제안했는데, 그가 제안한 책은 정약용과 서유구의 제안했던 내용과 매우 유사했다.

결구 『십삼경주소』를 비롯한 십삼경 주석서는 20세기 초까지도 간행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조가 내린 책문들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19세기에 들어와 정약용과 서유구는 각자의 학문 연구에 몰두했고, 정약용은 경학가經學家로 성장하여 육경사서六經四書에 대한 방대한 연구서를 남겼고, 서유구는 농학자農學者로 성장하여 방대한 농서農書를 편찬했다.

18세기 후반에 정조가 규장각 초계문신을 중심으로 추진했던 인재 양성책은 19세기에 들어와 뛰어난 학자의 탄생으로 귀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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