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음에 대한 사색은 내 안의 숭고함을 되찾는 일이다.
1200년대의 김훤에서 1900년대를 살다간 이건승까지, 선인들의 묘비를 통해 보는 죽음에 대한 사색
옛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은『내면기행』. 옛사람들은 죽음으로 인한 존재의 덧없음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살아있으면서 자기의 묘표와 묘지를 적고 자기를 애도하는 만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들이 스스로를 위안하고, 격한 감정을 간결한 언어로 응축하기도 하며, 인간의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말할 수 없는 자기 양심을 토로하기도 한 묘비명 혹은 묘지명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본다.
저자는 동양의 현자들은 죽음에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들은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고, 죽음 뒤의 구원을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죽음의 문제를 깊이 성찰하여 달관한 모습을 보였다. 선인들은 죽음에 대처하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자신의 본래성을 추구했다. 죽음이 가져다줄 통절한 아픔과 슬픔을 가상으로 체험함으로써 죽음의 보편성을 배우고, 고독 속에서 홀로 겪게 될 죽음의 순간에 느낄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다. 또 죽음의 절박함을 알았기에 삶속에서 진정한 희열을 맛보고자 했다.
저자 심경호는 2003년도에 이미 <한시기행><산문기행>에 이어지는 ‘기행’ 4부작의 세 번째 권으로 이 책을 구상하였다고 한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들이 일회적 삶을 살면서 그 삶에서 보편의 문제를 제기했던 개인사에 주목하고, 묘비를 세우고 지석을 묻을 수 있었던 지식인 계층의 죽음론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개인의 특수성과 계층의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50여 남짓의 선인들이 스스로 남긴 묘표와 묘지, 그리고 만시에는 한국인의 죽음에 대해 지녀왔던 보편 관념의 한 국면이 드러나 있으며, 그것은 그대로 오늘날 우리 자신이 스스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때에 참조할만한 기준을 마련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목차
책을 엮으며
제1부 이 사람을 보라
1. 시신을 소달구지에 싣고 고향에 가져가 묻어다오 / 성혼成渾, 〈묘지墓誌〉
2. 황천길에 무궁한 원한을 품으리라 / 이정암李廷, 〈자만自挽〉 2수
3. 뜻은 원대하지만 명이 짧으니 운명이로다 / 금각琴恪, 〈자지自誌〉
4. 선영 아닌 딴 곳에 장사지낸다면 눈을 감지 못하리라 / 김주신金柱臣, 〈수장자지壽葬自誌〉
5. 입조한 삼십 년 동안 좌우에서 돕는 자가 없었다 / 이의현李宜顯, 〈자지自誌〉
6. 화합을 주장하던 내가 세상의 죄인이 되었다니 / 원경하元景夏 〈자표自表〉
7. 어리석다는 평은 정말 말 그대로가 아니랴 / -임희성任希聖, 〈재간노인자명 병서在澗老人自銘 幷序〉
8. 갈아도 닳지 않는 석우가 있다 / 오재순吳載純, 〈석우명石友銘〉
9. 산다는 것이 이처럼 낭비일 뿐이란 말인가 / 서유구徐有, 〈오비거사생광자표五費居士生壙自表〉
10. 나라가 망하자 사흘 동안 흰 옷을 입고 슬픔을 표했다 / 김택영金澤榮, 〈자지自誌〉
11. 일본의 신민이 될 수는 없소 / 이건승李建昇, 〈경재거사 자지耕齋居士自誌〉
제2부 이것으로 만족이다
1. 현달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오래 살았다고도 할 만하다 / 김훤金, 〈자찬묘지自撰墓誌〉
2. 늘 〈감군은〉 한 곡조를 타다가 천수를 마쳤노라 / 상진尙震, 〈자명自銘〉
3. 느긋하고 편안하게 내 명대로 살았다 / 홍가신洪可臣, 〈자명自銘〉
4. 담백하고 고요하게 지조를 지켰노라 / 김상용金尙容, 〈자술묘명自述墓銘〉
5. 슬픔과 탄식 없이 편안한 삶을 누렸도다 / 한명욱韓明勖, 〈묘갈墓碣〉
6. 몸이 한가롭기에 일 또한 한가롭다 / 이신하李紳夏, 〈자지문自誌文〉
7. 이처럼 살다가 이처럼 죽었다 / 박필주朴弼周, 〈자지自誌〉
8. 슬픈 일이 반이고 웃을 일이 반이다 / 권섭權燮, 「자술묘명自述墓銘」
9. 재주 있음과 없음 사이에서 노닐었다 / 남유용南有容, 〈자지自誌〉
10. 이것이 섭섭할 따름이다 / 윤기尹, 〈자작뇌문自作文〉
11. 올해의 운運이 가버렸구나 / 서기수徐淇修, 〈자표自表〉
제3부 나 죽은 뒤에 큰 비석을 세우지 말라
1. 청풍명월을 술잔으로 삼아 장사지냈다 / 조운흘趙云, 〈자명自銘〉
2. 나는 망명하여 도피한 사람이다 / 조상치曹尙治, 〈자표自表〉
3. 시끌시끌한 일일랑 도무지 긴치 않다 / 박영朴英, 〈묘표墓表〉
4. 대부가 직분을 유기했다면 장사지낼 때 사士의 예로 한다 / 이식李植, 「택구거사 자서澤?居士自敍」
5. 서른을 넘긴 뒤로는 다시는 점을 치지 않았다 / 박미朴, 〈자지自誌〉
6. 노새 타고 술병 들고 나가서 노닐어 돌아가는 것도 잊고는 했다 / 남학명南鶴鳴, 〈회은옹 자서묘지晦隱翁自序墓誌〉7. 으레 그러려니 하며 웃어넘겼다 / 강세황姜世晃, 〈표옹자지豹翁自誌〉
8. 나 죽은 뒤에 큰 비석을 세우지 말라 / 서명응徐命膺, 〈자표自表〉
9. 사람됨이 보통사람보다 못했다 / 정일상鄭一祥, 〈자표自表〉
10. 기쁨과 슬픔을 헛되이 쓰려 하지 않았다 / 유언호兪彦鎬, 〈자지自誌〉
11. 깨닫고 보니 죽음이 가깝도다 / 유한준兪漢雋, 〈저수자명著自銘〉
12. 나라의 은혜를 갚으려고 한다면 먼저 제 몸을 지켜야 한다 / 남공철南公轍, 〈사영거사자지思潁居士自誌〉
13. 남들은 나를 늙은 농사꾼으로 대해주지 않는다 / 이유원李裕元, 〈자갈명自碣銘〉
제4부 웃어나 보련다
1. 모욕과 칭송도 없어지고 남은 것은 흙뿐이다 / 이홍준李弘準, 〈자명自銘〉
2. 개미들은 내 입에 들어오고 파리 모기는 내 살을 물어뜯네 / 남효온南孝溫, 〈자만自挽〉 네 수 가운데 제1수
3. 선생의 수명은 어이 그리 긴가 / 정렴鄭, 〈자만自挽〉
4. 벼슬에는 뜻을 끊고 농사에 마음을 기울였다 / 송남수宋枏壽, 〈자지문自誌文〉
5. 맑은 이름이 세간 사람들을 술렁이게 할 만하다 / 임제林悌, 〈자만自挽〉
6. 그 비루함이 나를 더럽히지나 않을까 염려했다 / 윤민헌尹民獻, 〈태비자지苔扉自誌〉
7. 인간의 모든 계책은 그림자 잡으려는 것과 같다 / 김응조金應祖, 〈학사모옹자명 병서鶴沙翁自銘 幷序〉
8. 뼈야 썩어도 좋다 / 김광수金光遂, 〈상고자김광수생광지尙古子金光遂生壙誌〉
9. 이것이 거사가 반생 동안 겪은 영욕榮辱이다 / 이선李選, 〈지호거사자지芝湖居士自誌〉
10. 허물과 모욕이 산처럼 쌓여 있다 / 유척기兪拓基, 〈미음노인자명渼陰老人自銘〉
11. 행적이 우뚝하고 마음이 허허로워 탕탕한 사람이 아닌가 / 김종수金鍾秀, 〈자표自表〉
12. 썩은 흙과 함께 스러지리라 / 이만수李晩秀, 〈자지명自誌銘〉
제5부 죽은 뒤에나 그만두련다
1. 시름 가데 즐거움 있고 즐거움 속에 시름 있도다 / 이황李滉, 〈자명自銘〉
2. 대의? 분명하기에 스스로 믿어 부끄럼이 없도다 / 노수신盧守愼, 〈암실선생자명暗室先生自銘〉
3. 죽은 뒤에나 그만두리라 / 이준李埈, 〈자명自銘〉
4. 허물을 줄이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 허목許穆, 〈자명비自銘碑〉
5. 마음으로 항복하지 않겠다 / 박세당朴世堂, 〈서계초수묘표西溪樵墓表〉
6. 감암에서 야위어감이 참으로 마땅하다 / 이재李栽, 〈자명自銘〉
7. 천명을 즐기거늘 무엇을 의심하랴 / 조림曺霖, 〈자명 병서自銘 幷序〉
8. 나 역시 세속적인 것을 면치 못했다 / 조경趙璥, 〈자명自銘〉
9. 이름이나 자취나 모두 스러지게 하련다 / 신작申綽, 〈자서전自敍傳〉
10. 하늘은 나를 버리지 않고 곱게 다듬으려 했다 / 정약용丁若鏞,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여적(餘滴)
자찬묘표·묘지와 자찬 만시
참고문헌
본서에 다룬 글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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